움츠렸던 영화시장 美부터 폭발…韓도 터지나

입력 2023-07-26 18:30   수정 2023-07-27 00:56


요즘 미국과 캐나다에선 분홍색만 입으면 옷이건, 액세서리건 ‘완판’되는 ‘분홍 품절(pink shortage)’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연예인이 아니고선 소화하기 힘든 분홍색 옷차림을 한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길을 걷는다. 버거킹이 핑크 햄버거를 내놓는 등 기업마다 ‘분홍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21일 개봉한 그레타 거윅 감독의 영화 ‘바비’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개봉 1주일 만에 세계에서 30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끌어모으며 ‘바비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바비 혼자 잘나가는 건 아니다. 같은 날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3시간짜리 대작 ‘오펜하이머’도 인기몰이하고 있다. 외신들은 “‘바벤하이머(바비+오펜하이머)’가 코로나19 이후 억눌려 있던 북미 영화시장을 완전히 살려냈다”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새벽 티켓 완판에 음료까지 동나

26일 영화 흥행 집계 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바비와 오펜하이머가 개봉한 첫 주말(21~23일) 북미 영화관 매출은 3억780만달러(상위 10개 영화 기준)를 기록했다. 2019년 마블의 대작 ‘어벤져스: 엔드게임’이 개봉한 이후 4년 만에 최대이자 북미 박스오피스 사상 네 번째로 많은 매출이다.

바비는 주말 동안 1억6200만달러(약 2060억원)를 벌어들이며 단숨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올해 북미에서 개봉한 영화 중 1등이다. 오펜하이머도 같은 기간 8200만달러(약 1040억원)를 벌어들이며 그 뒤를 쫓았다.

줄거리부터 색감까지 완전히 다르지만, 같은 날 개봉하면서 동반 흥행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단 ‘핫 핑크’ 색깔로 관객을 유혹하는 바비는 주인공인 바비가 가상의 ‘바비랜드’와 현실세계를 오가며 성장하는 내용이다. 반면 어둡고 강렬한 포스터의 오펜하이머는 세계 최초로 핵무기를 개발한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이야기를 다룬 전기 영화다. 관람등급도 바비는 13세 이상 관람가지만, 오펜하이머는 R등급(17세 이하는 성인을 동반해야 관람 가능)이다. 제작사들조차 관객층이 다를 것으로 예측했지만, 영화 팬들 사이에서 두 작품을 연속으로 보는 게 유행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 많다.

코로나19 이후 고전하던 북미 영화관은 ‘바벤하이머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워싱턴DC에 있는 극장마다 관객이 몰려 음료와 팝콘이 동날 정도다. 오펜하이머 아이맥스 상영관은 일반 극장보다 티켓값이 비싼데도 새벽 4시 티켓까지 완판됐다. NYT는 “바벤하이머의 흥행은 할리우드가 마침내 코로나19에서 회복했다는 신호를 줬다”고 보도했다.
○한국 극장가도 부활할까

국내 극장가도 여름 휴가철을 맞아 ‘부활’을 노리고 있다. 바비, 오펜하이머와 함께 제작비가 200억원 넘게 든 한국 대작이 줄줄이 개봉해서다. 스타트를 끊은 것은 류승완 감독, 김혜수·염정아·조인성 주연의 ‘밀수’다. 밀수는 26일 개봉 첫날에만 20만 명 넘게 예매하며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극장 3사에서 예매율 1위를 기록했다.

대한민국 달 탐사선 우리호의 여정을 담은 공상과학(SF)영화 ‘더 문’, 레바논에서 실종된 외교관을 구하는 내용의 ‘비공식작전’은 다음달 2일 동시 개봉한다. 각각 제작비가 200억원대인 대작들이다. 폐허가 된 서울에서 생존자들이 벌이는 재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도 다음달 9일 개봉한다.

영화계 관계자는 “바비, 오펜하이머 등 미국 관객들이 인증한 흥행 작품에 국산 대작도 여럿 개봉한 만큼 올여름 극장가는 작년과 다를 것”이라며 “올여름을 기점으로 한국 극장가도 코로나19에서 완전히 회복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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